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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석에는 PASS 앱 공인인증서 폐지카테고리 없음 2021. 10. 21. 04:38
나를 증명하라고?올해 은행을 여러 번 방문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 인터넷 금융이 아무리 발달해도 기존 방식에 익숙해져 새로운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엣포는 비대면에서 처리할 수 없는 일을 하기 위해 은행을 찾아 정리권을 뽑고 기다렸다.
은행에는 특히 어르신들이 많았는데, 조금 전 창구에 앉은 노신사 한 분이 몹시 분해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듣기 싫어도 들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 언뜻 들리는 목소리로 직원은 안 된다고 했고, 노신사는 왜 안 되느냐는 말이 오갔다. 그러면 큰 소리로 말씀하신 것을 잊을 수 없다.아니! 내가 나라고!내가 나라는 걸 어떻게 증명해!나는 나다 나를 어떻게 증명해? 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여권?인터넷으로도나를증명하기위해서는공인인증서를활용하거나PASS앱에서확인해야한다. 이런 것이 없으면 내가 나임을 증명할 수 없는 세상이다.
▲잘 가라는 증명서=인터넷 금융업무를 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인 것이 공인인증서다. 20세가 되자마자 학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을 방문해 통장 개설과 함께 받은 것이 인증서와의 첫 만남이다. 그 뒤부터 매년 갱신을 하고 매번 다른 은행에 등록해야 하고, 없으면 자기 돈을 강제로 묶어 버리는 강력한 놈이다.
지난달 공인인증서가 만료된다고 알리며 업데이트했고 개인용 컴퓨터와 이동식 디스크, 스마트폰에 하나씩 옮겨줬다. 모든 은행에 계좌가 있을 정도고 그걸 또 일일이 등록했으니 한나절은 족히 걸린 모양이다. 한국에만 있다는 이 지긋지긋한 공인인증서 폐지 소식이 반갑다. 공인인증서 폐지에 가장 기뻐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인증서의 장벽에 가로막혀 있던 노인들이 아닐까. 멀리서 찾아오지 않아도 엣포의 부모도 매번 필요할 때마다 은행에서 인증서를 받아오지만 자주 쓰지 않아 갱신기간을 놓치는 일이 많아 인터넷 금융과 멀어졌다. 공인인증서 대신 민간 전자서명 시대 열릴 인증서 선택이라는 창을 보는 과정만 해도 은행마다 각각 보안이 얼마나 엄격한지 원치 않는 액티브엑스를 깔아야 하고, 선택창이 떠도 영어나 숫자, 특수문자까지 동원해 만든 비밀번호를 잊어버리면 또 다른 방법도 없이 은행을 찾을 수밖에 없다.
공인인증서 폐지 후 공인인증서가 폐지된다고 해서 발급받은 인증서가 갑자기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공인인증서는 여전히 인증서로서의 역할은 유효하게 할 수 있지만, 유효기한이 지나면 재갱신되지 않는다. 그것이야말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당분간은 본인을 인증하는 방식으로 공인인증서나 추가되는 PASS 앱 등 민간 전자서명이 활용된다. 민간 전자서명은 은행에 방문해 발급받은 기존 방식과 달리 휴대전화나 계좌인증 등을 통해 비대면으로 신원 확인이 가능하다.
이미 PASS 앱으로 모바일 운전면허증도 발급받고 있고 금융권에서도 요즘 비대면계좌 개설 등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어색하지 않다. PASS 앱에 접속하여 본인인증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인증은 지문, 안면, 홍채 등 생체정보나 간편 패스워드(PIN)로 가능하다. PASS 앱을 통한 인증서 발급 건수는 2020년 기준 2,000만 건으로 이미 전 국민 5명 중 2명은 이용하고 있다. PASS 앱 인증서의 편의성과 확장성을 바탕으로 사용처도 늘어나고 휴대전화 인증 방식을 통해 실질적인 이용자 편익 향상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 공인인증서 이용에 어려움을 겪었던 분들도 온라인 금융을 이제는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공인인증서와 함께 컴퓨터에 많이 설치해야 했던 액티브엑스도 보낼 계획이다. 복잡한 비밀번호도 안녕이다. 간편한 인증, 6자리 숫자만 있으면 이제 내가 나라는 걸 증명할 수 있다. (추가)개인공인인증서는 PASS 앱에서 민간 전자서명을 하면 된다고 하는데 기업체에서 사용하는 법인공인인증서 폐지는 어떻게 되나. 법인공인인증서 폐지도 예외는 아니다. 만료일까지는 사용 가능하지만 그 이후에는 블록체인과 같은 기술로 보안게이트를 업그레이드해 법인 공인인증서 폐지에 대처하겠다는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정보가 없기 때문에 불안하다면 3년짜리 사업자 범용 공인인증서를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 brina _ blum , 출처 Unspla sh